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만일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면 .. (고전 15:12-20)

  https://youtu.be/aGt9hEV6LvE?si=rwEe20LoVNX9W9De

사랑하는 첫째 딸을 추모하면서

오늘 4월 27일은 주님께서 저희 부부에게 은혜의 선물로 주신 주영(Charis - 헬라어로 '은혜')이가 제 품안에서 잠든지 2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제가 1998년 3월 30일에 주영이에게 쓴 마음의 편지를 나눕니다:


----


예수님을 사랑하는 주영(Charis)이에게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도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주영이를 볼 때마다 아버지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매일 주영이를 보러 오면서 순간순간마다 하나님께서 생명을 연장시켜주시는 것을 볼 때마다 하나님께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믿음을 훈련시켜주시는 것을 볼 수가 있단다. 주영이가 좀 나아지면 감사와 더불어 기쁘고 좀 나빠지면 걱정할 수밖에 없는 연약한 믿음을 볼 때에 하나님께서 우리의 믿음의 대상이 신실하신 주님이 아니라 무언가 보이는 증거를 원하는 것을 보게 되었단다. 과연 이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믿음인가 생각해 볼 때에 부끄러울 수밖에 없었단다. 하나님께 우리의 죄를 고백하면서 오직 주님만 바라보면서 주영이를 대할 것을 다짐하였단다.


언젠가 주영이를 찾아가서 아버지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입을 열어 주영이를 불러 볼 때에 이 아버지는 "예수님을 사랑하는 주영이에게"란 말을 하고는 할 말을 잊었단다. 주영이가 겪고 있는 고통을 생각해 볼 때에 아버지는 아버지로써 주영이를 대하기가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주영이의 3주란 짧은 삶을 이 아버지의 30년 삶과 비교해 볼 때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가 하는 생각에 이 아버지는 말을 잊지 못했단다. 뭉클한 이 아버지의 마음, 곱게 누워있는 주영이의 자는 모습을 보면서 그 순간 이 아버지는 마음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단다. 아직도 사랑하는 주영이의 우는소리조차 듣지 못해 본 이 아버지는 오늘도 우리 주영이가 하나님의 은혜로 완전케 되어 건강한 몸으로 엄마 품에 안겨서 마음껏 아픔을 울음으로 표현하기를 기도하면서 기다리고 있단다.


사랑하는 주영아, 이 아버지는 우리 주영이가 아버지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흐뭇하단다. 더 나아가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힘들지만 눈을 떠서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자 힘을 쓰는 주영이의 모습을 볼 때에 이 아버지의 마음은 감사의 눈물을 흘린단다. 어쩔 때에는 우리 주영이가 눈을 뜨고 아버지의 얼굴을 똑바로 직시하고 있는 것을 볼 때에 이 아버지 또한 우리 주영이의 눈을 보면서 주영이의 마음을 읽어보고자 할 때도 없지 않아 있었단다. 주영이의 입에 낀 호수들로 말미암아 울지도 못하고 소리도 못 내고 있는 우리 주영이는 이 아버지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하고 생각해 볼 때가 있단다. 우리 주영이 하루속히 건강하여 마음껏 소리 내고 싶지? 많이 아플 텐데 입을 열어 응아응아 울고 싶지? 언젠가는 우리 주영이가 엄마 품에 안겨서 마음껏 울은 후 고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이 아버지가 볼 때가 있을 날이 오리라 이 아버지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때가 올 때까지 우리 주영이 Be Strong해야 한다. 엄마와 아빠도 주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 Strong하면서 그 날이 오기를 주님 안에서 인내하며 기다리마.


주님 안에서,


주영이를 사랑하는 아빠가

(1998년 3월 30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