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가족, 넓어지는 우리의 마음가짐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선택적 비혼출산을 한 모자의 일상생활이 공개되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아기는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수정으로 태어났고, 한국에서는 전례없던 가족형태이기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몇십 년 전에는 이혼가정조차 흔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재혼, 입양, 다문화, 청소년부모 등 가족의 다양성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학교에 가면 이제는 동양인이 아닌 혼혈이나 다른 인종의 학생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드러나지 않은 가족형태는 더욱 많은데, 무리에 섞여 지내다 보면 차차 알게 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에서 옵니다. 다양성을 인정받지 못해 상담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내담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부모가 없다고, 보육원에서 지낸다고, 할머니와 지낸다고, 동생과 성이 다르다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개발도상국에서 왔다, 북한에서 왔다고 무시하거나 놀리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상담을 하며 새터민 가족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부모는 새터민인 것에 거리낌이 없었지만, 새터민 자녀들은 새터민인 것을 숨기려 애쓰고 있었습니다. 한국에 정착해서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심한 괴롭힘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합니다. ‘꽃제비, 거지, 더럽다, 말투가 이상하다’라며 때리고 옷을 더럽히는 등 공격하는 아이들이 있었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인간은 기본적으로 동질성을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낯선 것보다 익숙한 것에 더 끌리고, 낯선 것은 자연스럽게 배척하는 존재가 인간입니다. 또한 인간은 사회적 소속감이 중요한 존재입니다. 소속된 집단 안에서 인정을 받고 편안함을 느끼고 싶어합니다. 그러다보니 서로 익숙한 존재들끼리 모여 집단을 이루기 쉽고, 그 곳에 낯선 존재가 들어오려고 할 때 배척현상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본래의 성질을 인정하되, 다양성을 인정하기 위해 교육을 받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내 자신이 다르다는 이유로 집단에서 배척당할 때 느끼는 소외감은 말로 다 못할 정도로 괴롭습니다. 인간이 가장 견디기 어려워하는 감정은 ‘외로움’이니까요.
‘우리 아이는 아닐거야’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거리낌없이 똑같이 대하고 동등한 친구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아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동 청소년들의 특징입니다. 아이들은 또래의 행동에 쉽게 동조하는 경향이 있음을 주의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 아이에게 가족의 다양성에 대해 알려주고 열린 마음을 갖도록 해야합니다. 이를 위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요?
가장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내가 소중하다’라는 것을 충분히 느껴야 다른 아이들도 소중하게 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부터 무척 소중하게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표현을 듬뿍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식상하고도 익숙한 말이지만, 사랑받은 아이들이 어떻게 사랑을 줄지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너는 정말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엄마아빠의 아들, 딸이야’라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들이 나와는 다른 가족형태에서 자란 친구들도 귀하다는 것을 알고 편견 없이 어울릴 수 있습니다.
교육적 수단으로는 아이가 좋아하는 영상매체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매체는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다양한 인종과 가족이 등장하는 유명 외국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그 유명한 ‘겨울왕국’에는 부모를 잃은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것을 아이들도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이미 본 적이 있는 매체를 화두로 삼아 가족의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좋습니다. 세상에는 부모가 없어도 현명하게 삶을 살아나가는 사람, 피부색이 달라도 우리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이러한 절차를 거친 후에는 폭력에 대한 교육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나와, 그리고 우리 가족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괴롭히거나, 이에 동조하면 이는 폭력에 해당됩니다. ‘쟤는 고아원에서 사니까 하는 짓이 저렇지’, ‘이슬람 국가에서 왔으니까 IS같은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우리와 같은 한 사람을 외롭게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부모가 자녀와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출저: 허그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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