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말하는 아이 열심히 들어주려고 하는데 힘들어요
이영애 놀이치료전문가
1. 48개월, 5살 아이입니다. ‘엄마, 나 이거 하고 있어, 엄마, 나 이거 해도 돼? 엄마, 뭐가 떨어졌어. 엄마, 나 이거 했어’라고 상황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열심히 들어주려고 노력은 하는데, 받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네요. 적당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알려주는데 괜찮은 훈육 방법인가요?
아이가 이렇게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잘 파악하면 그에 맞는 적절한 훈육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되겠지요. 만일 이런 대화의 대부분이 뭔가를 해도 되는지에 대해 묻는 것이라면 이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바로 부모님의 양육태도입니다.
아이들이 만 2세가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스스로 하려는 자율성이 발달하게 되는데, 이때 엄격하게 제한을 많이 하셨거나, 아이가 스스로 하려는 시도를 과잉보호나 과잉통제하셨을 경우, 아이들은 스스로 하는 것에 대해 자신이 없어지게 됩니다. 이런 경우, “이렇게 해도 혼이 나고, 저렇게 해도 혼이 나게 되니 차라리 하나하나 다 묻자”라고 생각하게 되어 정말 화장실에 가서 변을 봐도 되는지까지 묻게 됩니다.
혹시 이 경우에 해당하신다면, 아이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하고 해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말로는 안 물어봐도 된다고 해놓고는 아이가 하는 행동에 제한을 많이 하고 못마땅하게 느끼는 것을 표현하신다면 아이들은 엄마의 괜찮다는 말을 믿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혹시 아이가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렇게 질문을 하는지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동생이 생겼거나 엄마가 너무 바쁘신 것 등으로 아이에게 집중해주지 못하게 될 때 아이들은 끊임없이 말하고 묻는 것으로 엄마의 관심을 끌려는 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 해당하신다면 틈틈이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해주시든지 대화를 하시는 등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아이가 산만해도 이렇게 끊임없이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산만한 아이들의 경우, 끊임없이 자극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높으므로 쉴 새 없이 이야기하고 또 질문하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여기에 해당한다면 말하는 것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산만한 행동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잠깐~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라고 천천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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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만 4살과 17개월 자매를 키우고 있어요. 언니는 경계가 심하고 예민한 성향이고, 둘째는 언니 바라기입니다. 동생은 언니가 하는 걸 다 같이 하겠다고 달려드는데, 언니는 본인 경계는 못 넘게 합니다. 어쨌든 한 쪽을 떼어내거나 양보를 해야 하는데 밸런스를 잘 못 맞추겠네요. 어떻게 해야 서로 상처를 주지 않고 잘 맞춰줄 수 있을까요?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부모님들 중 대부분은 동생은 윗 형제를 너무 좋아해서 쫓아다니는데 윗 형제는 동생을 싫어하고 귀찮아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자, 이런 경우, 부모님의 중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둘째가 17개월이라고 한다면 어느 정도 엄마의 말을 이해하고 들을 수 있는 연령이니 이를 잘 중재하실 수 있겠습니다.
1) 기본 원칙을 잘 세워주세요
“누구든지 먼저 가지고 놀 때 다른 사람이 그 사람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 등과 같은 원칙을 만들어놓으시고, 동생이 언니 것을 탐할 때 “잠깐~ 이건 언니에게 물어봐야 해”라고 이야기해주세요. 당연히 언니는 싫다고 할 것입니다. 그때 동생에게 “언니가 싫다고 하는데.... 그럼... 엄마랑 대신 ....하고 놀까”라고 대안을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언니가 함께 노는 것에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2) 언니가 뭔가 함께 할 때 그 마음을 잘 격려해주세요
만일 언니가 동생과 함께 놀고 있거나 뭔가를 배려했을 때, “아~ 그렇게 같이 놀고 있는 걸 보니 엄마가 마음이 참 좋네” 등과 같이 그 행동에 대해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고 참 착하다” 와 같이 아이의 인격에 초점을 둔 칭찬은 될 수 있는 한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놀지 않을 때는 나쁜 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동생이 더 부담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3) 함께 하는 것이 더 즐거울 수 있다는 경험을 만들어 주세요
엄마와 함께 3명이 놀이하는 시간을 가져서 함께 하니까 더 즐거울 수 있다는 경험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4) 언니에게 의무만 강조하지 마시고 권리도 보장해주세요
‘언니니까 양보해야 한다’, ‘돌봐야 한다’는 등의 의무만 강조하시면 동생이 부담스러워 함께 하기 어렵습니다. “언니니까 엄마랑 ~를 더 할 수 있다"라는 식의 뭔가 자신의 권리가 보장받는 느낌이 있을 때 동생에게 더 여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도,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도 형제 관계는 참 미묘하고 이를 중재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관계를 통해 아이들은 사회성이 더 발달할 수 있으니 부모님께서 이를 잘 중재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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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8개월 남자 쌍둥이 엄마입니다. 저희 아이는 물이나 과자, 주스를 먹는다고 해서 주면, 먹다가 바닥에 다 엎어버려요. 단순히 재미로 이러는 건지, 심리적인 부분이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이런 행동을 교정해주려고 훈육하면, 주눅 든 것처럼 시무룩해집니다. 어떻게 해줘야 할까요?
28개월이면 한참 자신의 힘을 사용해서 이것저것 실험해보고 시도해보려는 시기입니다. 또, 주변 사람의 반응을 살피면서 그 행동을 계속해도 되는지 아닌지를 시험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에게 ‘조절 능력’이라는 것이 점점 더 발달하게 됩니다. 특히 아이가 쌍둥이라면 서로의 행동에 자극을 받으면서 그 행동을 더 유지하기도 하고 철회하기도 할 것입니다.
지금 아이들의 행동은 자극 추구 행동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는 아이가 더 먹기 싫다는 뜻을 이렇게 그릇을 엎어버리는 것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어찌 되었건 이런 행동은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엄마가 훈육을 하면 아이들이 시무룩해진다고 해서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 봐 그냥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이것조차 아이 훈육에 잘 활용하시면 되겠습니다. 한번 이렇게 해보시면 어떨까요?
"에이, 먹다가 그릇 엎는 거를 보니까 너 더 먹기 싫구나" (마음 읽어주기) "그런데 그렇게 하면 이거 다시는 못 먹는데" (안되는 이유 짧게 말해주기) "대신 ‘안 먹어요’라고 말로 해야 해" (대안 주기)
이때 아이가 시무룩해지면 “에이, 엄마가 너 혼내는 줄 알았어? 아니야 엄마가 너 가르치는 거야. 그런데... 이건 엄마가 너 가르쳐야 해. 대신 이걸로 놀면 더 재미있어질 것 같은데”라고 그 감정마저도 잘 다루어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고, 욕구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나가게 됩니다."
(출저: EBS 육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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