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남성 10명에게 묻다
결혼 생활 끝났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부의 이혼 사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성격 차이’로 나타났다.
지난 8일 통계청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이혼 건수는 9만 1000건으로, 혼인 신고를 하지 않는 부부들을 포함한다면 실질적인 이혼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가족 중심 사회에서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며, 힘든 결혼 생활을 억지로 하기 보단 이혼을 선택하는 부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혼은 연애와 달리 생활 습관, 재산 관리, 자녀 계획, 가족 행사 등 함께 고민하고 맞춰가야 할 부분들이 많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과 맞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고, 다툼이 잦아지면 혼인 관계를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허프 포스트’는 이혼한 남성들에게 결혼 생활이 완전히 끝났음을 느낀 순간이 언제인지 물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아들이 엄마의 ‘새로운 친구’를 언급했을 때 - Matthew
저녁 식사를 하며, 아들이 엄마가 아빠를 더 이상 사랑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어요. 그때 모든게 끝난다는 걸 알았어야 했어요. 아내가 아들과 함께 떠난 2주간의 여행에서 돌아온 뒤, 아들은 아무렇지 않게 여행에서 함께 놀던 다른 가족과 강아지에 대해 이야기 했어요.
“엄마의 새 친구를 본 적 있니?”
“네”
아이의 단 한마디 대답이 이렇게 치명적이고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몰랐어요. 그때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제서야 결혼이 끝났다는 걸 깨달았어요.
2. 아내가 ‘네가 싫어’라고 말했을 때, 그리고 그것이 진심이었을 때 – Bill
대부분의 결혼 생활이 그렇듯, 제 결혼 생활도 여러 도미노가 차례대로 무너졌어요. 그 중 첫 번째 도미노는 말다툼이었죠. 기억도 나지 않는 이유로 다툰 어느 날, 아내는 저를 쳐다보며 ‘네가 싫어’라고 소리쳤어요. 진심이라는게 느껴졌어요. 그 네 글자는 우리 관계를 돌이킬 수 없게 만들었어요.
3. 아내 옆에서 자는 것보다 손님방에서 자는 것이 낫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 Adam
어느 평범한 겨울 날, 저는 전염병에 걸려 아내와 따로 방을 썼어요. 몸이 회복하고 난 뒤, 손님방에서 자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혼 생활에 변화가 생긴 단 하나의 순간을 꼽으라면, 바로 그 순간일거예요. 그 이후 각자 방을 사용하다가 결국엔 헤어지게 됐으니까요.
4. 아내의 ‘꿈의 집’이 내게 ‘악몽’처럼 느껴졌을 때 - Billy
오래전부터 ‘행복한 아내, 행복한 삶’이란 말을 믿어왔지만, 그것만이 정답은 아니란 걸 깨달은 순간이었어요. 첫 집을 팔고 새 집을 찾으면서, 아내는 제가 가장 싫어하는 집에 살길 원했어요. 그 후 1년 동안 밤과 주말에 그 집을 리모델링 했고, 거의 다 끝났을 때쯤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아내를 여전히 사랑하지만, 그 집에서 영원히 살 순 없었어요. 지금도 아내는 그 집에 살고 있고, 저 또한 그것에 대해 행복합니다.
5. 누군가와 깊이 연결되는 것 자체가 불안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 Craig
이혼 후 12년이 지나서야 깨달은 것은 결혼의 실패는 결혼 생활이 아니라 그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이에요. 저는 젊은 시절부터 친밀한 관계가 주는 무게를 견디기 어려웠고, 그 불안을 숨기기 위해 상대의 문제를 탓하곤 했어요. 결국 관계를 지키기 위해선 나 자신부터 돌아봐야 했던거죠.
6. 아내의 이혼한 친구들이 아내의 이혼을 설득했을 때 – Bill
아내가 대부분의 시간을 이혼한 친구들과 보낼 때였어요. 그때 이미 우리는 각자 방을 사용하고 있었고, 부부 상담도 소홀했지만, 이혼까지 가게 만든 결정적인 힘은 아내의 친구들이 ‘네 차례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7. 더 이상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의지가 없어졌을 때 – Derek
이혼을 결심하기 몇 주 전, 평소 싸우던 것보다 더 힘들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때 이미 저는 포기했던 것 같아요. 함께 극복해야 했던 관계가 이제 각자의 싸움이 되었다는 걸 느꼈어요. 아내는 반나절 후, 이혼을 원한다고 말했고, 저 또한 마음이 아팠지만, 더 이상 신경쓰고 싶지 않았어요.
8. 우리가 몇 년 동안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 Michael
우리는 그저 정말 친한 친구였어요. 마지막으로 서로를 좋아했던 것은 결혼 훨씬 이전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결혼이 끝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9. 아내의 나쁜 행동을 합리화 할 때 – Tom
말다툼 중에 아내가 분에 못 이겨서 저의 헤드폰을 망가뜨렸어요. 그때 이미 우리 관계가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것 알았지만, 그 행동을 ‘일시적 감정’이라고 합리화했어요. 아내는 점점 사소한 일에도 격렬히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며, 질투와 의심을 드러냈어요. 처음엔 ‘사랑의 증거’라고 여기고 정당화했지만, 나중엔 결국 아내를 떠나게 됐어요.
10. 우리가 싸우고 있는게 아니라, 그저 서로를 피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 Gerald
많은 부부들과 다르게 우리는 결코 다투는 법이 없었어요. 그저 서로를 피하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었고, 결국 헤어지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열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충동적으로 이혼을 결정하기보다 충분한 대화와 공감으로 갈등의 원인을 함께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소통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갈등의 원인을 찾을 수 있고, 이에 대한 해결책도 함께 고민할 수 있게 된다. 자체적으로 해결이 어렵다면 전문 상담을 통해 대화를 시작하고 관계 회복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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