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단순히 고독이 분주한 일에서의 도피이고, 침묵이 시끄러운 환경으로부터의 도피라 한다면 고독과 침묵은 쉽게 매우 자기 중심적인 금욕주의의 형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독과 침묵은 기도를 위한 것이다"
(헨리 나우웬, "마음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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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우웬은 그의 책 “마음의 길”이란 책에서 4세기와 5세기 이집트 사막에서 살았던 사막의 교부들의 사막의 영성에 대해서 말씀하면서 이 사막의 교부들은 고독을
홀로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과 함께 있는 것으로 생각했으며 침묵은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씀하였습니다.
마음에 다가오는 글입니다. 계속 제 머리에 멤돌고 있는 글입니다.
언 젠가 헨리 나우웬의 글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외로운 광야를 고독의 동산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도전을 받은 기억이 납니다.
여기서 외로움과 고독의 다른 점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볼 때에 외로움은 홀로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지만 고독은 하나님과
함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광야도 아닌 도시
한복판에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느낀다는 사실입니다. 광야에서의 외로움보다 더 무서운 군중 속에서의 외로움을 우리는 느끼면 살아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더 무서운 사실은 이러한 군중 속에서의 외로움을 우리는 고독의 동산으로 바꾸지 못하는 무능력 가운데 있다는 사실입니다.
즉, 우리는 기도의 능력을 체험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대화하는 대신 가까운 친구들에게 말하기를 더 좋아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보다는 사람의 음성을 듣기를 더 좋아하며
스스로 홀로 있어도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 인터넷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임마누엘
하나님께서는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의 임재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볼 때에 고독을 즐기지 못하면서 외로움은
너무나도 싫어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좀 외로움도 익숙해 질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용한 곳에서 조용한 시간이 조용한 마음으로 홀로 있는 훈련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 훈련 가운데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을 경험하므로 외로운 광야를 고독의 동산으로 바꾸는 능력을 키워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침 묵이란 말을 생각하면 주로 우리는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헨리 나우웬은 침묵이란 하나님께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도전적인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침묵 가운데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훈련, 너무나 힘든 세상에 살아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도시 한복판에서 이런 저런 음성들이 수 없이 들리는 상황에서 그런 음성들을 다 차단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다는 것은 왠만한 훈련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더우기 침묵이란 더 불가능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이 많은 이 세상에서
다들 할 말이 많은데 어떻게 그 말많은 가운데서 침묵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혼자 있어도 전화나
핸드폰이나 인터넷이나 하는 것들이 우리로 하여금 혼자 가만있게 나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는 엘리야처럼 "스스로 광야로 들어가"(왕상19:4)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통과 핍박 같은 것이 없이는 두려움 속에서 스스로
광야의 길을 선택하지 않는 것입니다. 너무나 편안대 익숙해져 있고 홀로 하나님과 있기보다 사람들과
있는 것이 너무나 익숙해져 있으므로 우리는 자신의 익숙한 삶을 포기하고 스스로 광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과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는 조용한 시간에 조용한 장소에서 조용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므로 나아가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홀로 골방 같은 조용한 곳에서
한적한 시간에 나아가려면 어쩌면 우리에게는 극심한 고통과 아픔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야지만
우리는 홀로 주님 앞에 나아가 부르짖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주님 앞에 나아간다 할찌라도 주님의
음성을 듣고자 침묵하기보다 나의 아픈 마음을 눈물과 함께 쏟기 바쁘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기도의
시작은 그렇게 할지라도 기도의 과정 속에서는 하나님 앞에 잠잠히 머물러 그의 음성을 들으므로 말미암아 기도의 끝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마음의 확신과 힘과 위로와 평강으로 충만해지지 않나 생각됩니다.
우 리는 고독 속에서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하심을 믿어야 할 것이며
침묵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해야 합니다. 그리할 때 내재하시는
성령님께서 묵상하는 말씀 중에서 들려주시고자 하시는
그의 말씀을 깨닫게 해주실 것입니다. 그리할 때 우리는 찬송가 501장 1절 가사처럼 '주 음성 외에는 더 기쁨없도다'라는 고백을 마음 깊은 속에서부터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고독과 침묵의 훈련을 받는 과정에 있는,
제임스 김 목사 나눔
(2006년 4월
26일 결혼 9주년 기념일날 목양실 의자에 홀로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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