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이야기: Target 옷을 입어도 어울리는 여자
2013년 6월 14일, 금요일 저녁.
타켓(Target)은 세계적인 소매점인 월마트(Wal-Mart)와 다른 품질과 보다 나은 서비스로 미국의 대표적인 소매체인입니다. 한국에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가 있다면 미국에는 타켓이란 마트가 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아내가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교회에 왔는데 제가 있는 목양실에 들어오면서 한 번도 못본 옷을 입고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내에게 ‘못 보던 옷인데 당신에게 잘 어울린다’라고 말했더니 아내는 약간 치마를 들어올리면서 ‘이 옷 Target에서 샀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아내는 제 옆에 앉았습니다.
저는 그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아내에게 ‘당신은Target에서 산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린다’라고 솔직히 말하였습니다. 그런 후 나는 아내에게 ‘당신 핸드폰 어딨어?’라고 물었습니다.
그 이유는 아내 핸드폰으로Target 옷을 입은 사랑스러운 아내의 모습을 찍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아내에게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당신의 모습을 찍어서 내 Facebook에 올리고 싶다.’ ㅎㅎ
물론 저는 아내가 허락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아내는 매우 private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제 말을 듣고 좀 쑥쓰러웠나 봅니다. ㅎㅎ
남편의 칭찬을 듣고 쑥쓰러워하는 여자가 바로 제 아내랍니다. ㅋㅋ
말 나온 김에 제 아내에 대해서 좀 얘기를 해야겠습니다.
제가 아내를 소개받은 후 짧게나마 연애할 때 있었던 해프닝(?)이 있습니다. 옷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Los Angeles에 살고 있었고 아내는 San Francisco 근방에 살고 있었을 때(차로 한 5-6시간 거리임) 저는 아내에게 예쁜 red dress를 입고 좀 사진을 찍어서 저에게 보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아내는 변호사로 일하면서 한 case를 맡아서 법정에 들락날락 하면서 매우 바쁘게 지내던 때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시간을 내어서 red 옷을 입고 저에게 사진을 보내주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상상하고 한번 아내를 만나려고 운전하고 San Francisco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가서 만났는데 그 때 아내는 터특넥(turtle neck) 옷을 입고 나왔습니다.
제가 아직도 그 때 그 옷을 입은 아내를 잊지 못하는 이유는 그 터특넥 옷 목 부분에 구멍이 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ㅋㅋㅋ
아니 만난지 얼마 안되서 처음으로(제 기억엔) 아내를 만나서 아내가 사는 도시에 장거리 운전하고 갔는데 그래도 신경써서 옷을 입고 나왔을 텐데 어떻게 아내가 구멍난 옷을 입고 나왔을까 저는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ㅎㅎ 제가 웃었던 이유는 제가 가지고 있었던 ‘변호사’라는 이미지와 구멍난 옷을 입고 나타난 ‘오 변호사’(제 아내의 한국 성이 “오”씨임)를 볼 때 잘 match가 안되어서 웃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그런데 저는 그 때 그 아내의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었습니다.
그리고 왠지 저는 ‘검소한 변호사’인 것 같아 그 모습이 더 좋았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바로 “옷”하면 생각나는 아내에 관한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좀 기분이 안좋았던 이야기입니다(아내도 알고 있음).
그 안좋았던 이야기는 제가 아내의 생일 선물로 한번 Target에 가서 아내 옷을 사서 아내에게 선물한 적이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제 옷도 별로 사 본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결혼한 후에는 더욱더 옷을 사 본적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장모님이 이젠 제 속 옷까지 사주시기 때문입니다. ㅋㅋ
그런데 제가 Target에 가서 아내 생일 선물로 옷을 사려고 했다는 것은 … ㅎㅎ
저는 제 나름대로 이 옷 저 옷을 둘러보면서 이 옷이 아내에게 어울리겠다 생각하고 하나를 골라 선물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하루는 아내가 직장에 가서 집에 없을 때 제가 벽장(closet) 문을 열어 보았는데 제가 아내에게 선물한 옷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본 것입니다.
그 순간 저는 좀 마음이 상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제 나름대로 신경써서 선물한 옷인데 어떻게 그 옷이 이렇게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인지 별의별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ㅋㅋ
그리고 저는 참다 못하여 그 날 저녁에 직장에서 집에 돌아온 아내에게 좀 따(?)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옷을 걸어놓고 아내에게 말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인데 …).
그랬더니 아내는 저에게 미안해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저는 그 후로 한번도 아내에게 옷을 선물하지 않았습니다. ㅋㅋ
그 이유는 제가 아내를 사랑하지 않아서라 아니라 제가 아내의 선물로 옷을 사려고 시도했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ㅎㅎ) 일이었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ㅋㅋㅋㅋ
참고로 그 때 제가 아내에게 사 준 옷이 Target 옷이었는데
이렇게 아내가 자기가 직접 Target에서 산 옷을 입고 목양실에 나타난 것입니다. ㅋㅋ
아마 아내는 그 옷을 직장에서 중요한 모임이 있어 처음으로 입고 간 것 같습니다(아마 한 70여명 판사, 변호사, 검사, 인턴들 등 앞에서 도서관 대표로서 한 10-15분 speech를 했어야 했던 것 같음).
그래서 저는 그 Target 옷이 아내에게 너무나 잘 어울려서 솔직한 마음으로 아내에게 말한 것뿐이었는데 그래도 아내는 기분이 좋았나 봅니다. ㅋㅋ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이런 글을 제 페이스 북에 올렸습니다:
“Target 옷을 입어도 어울리는 여자, 나는 그 여자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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