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떠나고 싶다"...청년들 3명중 2명 이탈 의향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20~30대 청년 중 64%가 ‘교회를 떠나고 싶은 생각을 해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그중 41%는 실제로 교회를 떠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일부는 다시 교회에 돌아오지 않았고, 또 다른 일부는 교회에 남아 있지만 ‘떠나고 싶은 충동’을 반복해서 느낀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교회를 등지는 이유는 분명했다. 가장 많이 지적된 항목은 ‘설교에 공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10명 중 6명꼴인 59%가 설교가 자신의 삶과 무관하다고 답했다. 이어 교회 안의 위선과 이중성(52%), 권위주의적인 분위기(48%)가 주요 이탈 사유로 나타났다.
한 응답자는 “설교는 마치 한 세대 이전에 만들어진 공중전화 부스처럼 현실과 전혀 맞닿아 있지 않다”며 “듣고 나면 오히려 내 삶이 더 외롭게 느껴진다”고 딥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교회를 떠난다고 해서 곧바로 신앙까지 포기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청년이 “신앙은 여전히 유지한다”고 답하며, 기도나 성경 읽기 같은 비제도적 신앙 활동을 독립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제도화된 교회, 특히 위계적이고 획일적인 구조 안에서는 더 이상 신앙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입장이었다.
미국 한인교회도 예외 아니다…“조용한 탈출” 현실화
이런 현상은 한국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한인교회 역시 청년층의 ‘조용한 탈출(Silent Exodus)’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내 대부분의 한인교회는 여전히 1세대 이민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어 중심의 예배, 1970~80년대식 목회 철학, 권위적인 조직문화는 청년 세대와의 괴리를 심화시키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 한인 2세 청년의 70~80%는 성인이 된 이후 부모 세대의 교회를 떠났다. 특히 고등학교 졸업 이후 한인교회를 완전히 떠난 비율도 45%를 넘는다는 분석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자신들만의 영어 예배(EM, English Ministry)를 시도하거나, 아예 비한인 외국계 교회에 출석하는 방식으로 교회를 ‘재구성’하고 있다. 언어와 문화, 그리고 사고방식의 차이를 좁히려는 시도였지만, 많은 경우 1세대 중심 교회 구조는 청년들의 자율성을 허용하지 않았다.
미국 한인교회에서 청년부가 사실상 ‘유령부서’로 존재하는 사례도 많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인교회의 청년부 평균 구성원 수는 5명 수준에 불과하며, 중고등부도 평균 4.8명에 그쳤다. 많은 교회가 여전히 EM을 ‘부속 부서’로 인식하고, 예산과 자율권을 제한하는 현실 속에서 청년들은 더욱 교회에서 멀어지고 있다.
“교회를 떠난 건 믿음을 잃어서가 아니다”
해외 한인 청년들 역시 신앙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예수는 좋아하지만, 교회는 싫다”는 식의 인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주 청년들 사이에서 공유돼 왔다.
LA에 사는 한 2세 청년은 “EM 예배도 있지만, 주차장도 못 쓰게 하고, 예배당도 항상 ‘잠깐 쓰는 공간’이었어다”며 “우리는 언제나 ‘게스트’였다. 나중엔 친구들이 외국 교회로 옮기고, 저도 결국 그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와 마찬가지로, 이탈은 곧 신앙의 포기가 아니라 교회 구조와 문화에 대한 거부 반응으로 읽혀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많은 청년은 여전히 신앙을 붙잡고 있고, 신앙을 실천할 공동체를 원하고 있다. 다만 그곳이 더 이상 ‘교회’라는 형태를 띨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교회가 청년을 떠나보낸 것은 신학이나 프로그램 때문이 아니라, ‘공동체성’의 실패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청년들은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고, 그들의 자리에서 이야기하며, 주체로 설 수 있는 공간을 원한다”며 “그러나 교회는 여전히 강단에서의 일방향 설교와 정형화된 순종을 요구할 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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